[자작시] 탄환이 되어

탄환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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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뭇거린다.
갈 길을 잃어버리고
자꾸 돌아보는 건
인간적이라서라는 말로는
위로될 수 없는 자괴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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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약 냄새가 퍼지고
무생물인 너는
일말의 고민도, 흔들림도 없이
목적지로 내달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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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아름다움이
과정에 있다면
너는 낙제겠지
아니, 너에겐 목적지에 도달 못한
사실이 낙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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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간성과 결과론이 주류가 될 때
우리는 탄환이 된다.
차갑고 감정 없이 목적지로 쏘아가는...목적지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망각한 채
내달리는 것만이 목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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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최종 목적지는 모두 죽음이기에
힘들게 표적지를 통과한 소수의 탄환들과 뿌연 화약 냄새,
한바탕 소란 후 허무한 고요함만이 남아있는 삶은,
행복이 아닌 후회와 허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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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과 결과, 어떤 것에 영점을 맞춰야 할지
우리는 선택을 강요받는 세상에 살고 있는 중이다.

 

@btfnp

#등불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