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경영,자기개발,심리학

크래프톤웨이 - 이기문

J허브 2022. 8. 28.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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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웨이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회사가 어떤 우여곡절을 겪고 1조 8천억 원대
세계적 게임사로 성공했는지
그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시작은 블루홀이라는 회사에서부터였다.
블루홀은 시작부터 스케일 있게 
3년에 300억 투자유치를 목표로 내걸면서
경영진에 휘둘리지 않는 자유로운 개발을!이라는 슬로건을 외치면서 출범했다.
그러나
내적으로는 개발, 외적으로는 타 게임사와 각종 법적 소송을 버티면서
200명에 가까운 개발자들을 진두지휘 하면서 이끌고 나가는 모습은
얼마나 확신에 차고, 밀어붙였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든 끌고 가서 고난의 시간과, 노력, 압박 속에서 만들어낸 
결과물에 혹평이 쏟아지고, 믿었던 개발 총괄급 간부에 대한 
불신이 생겨나는 장면에서는
책을 읽는 나도 아찔한 느낌이 들었다.

3년이라는 세월과 300억의 투자자들, 200명의 개발자와 , 기타 수많은 관계자에게 
그렇게 자신 있게 외쳤던 서비스가 
결국 성과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을 때, 그 참담함과 막막함이란 어떤 것일까?

핵심 창업 인물 중 한 명이 설날 떡국 한 그릇을 먹고, 아무도 없는 냉골 사무실에서
홀로 7시간 동안 완성된 서비스를 플레이해보고,
'잘못됐다, 부족하다, 실패했다'는 확신을 느끼는 장면에서는
서서히 좁혀오는 거대한 벽과 같은 답답한 현실이 느껴졌다.

책을 읽으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부분도 있었다.
말의 모순인 것 같은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게 계획대로만 된다면 세상이 얼마나 장밋빛이었을까?
처음의 슬로건인 경영에 휘둘리지 않는 개발이라는 말은 
생존이라는 현실 앞에 너무나 무력한 것이었다.

진흙탕에 다 같이 파묻히기 직전에 자유와 방임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
그때는 모두가 살길을 찾아서,
일사불란하게, 마치 훈련된 군인처럼 돌파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말까 하기 때문이다.


대표도 자신의 이상과 현실의 어려움 사이에서 
논리적 모순을 깨달았지만 계속 나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기업의 슬로건과 현실의 어려움 속 괴리를 
논리적 모순인걸 알면서도 밀고 나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크래프톤의 본격적 피벗은 김창한 대표가 등장하면서부터다.
말 그대로 구세주와 같은 역할로 
거의 파산 직전까지 갔던 크래프톤(블루홀)을 구사일생으로 
구해냈다.

책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로는 거의 마지막에 가까운 시도로 보였고,
사기도 바닥을 치고 있던 시기였던 걸로 보인다.
온갖 어려움을 메일을 통해서 질릴 정도로 반복해서 설득하고 설득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글을 통한 간접경험이지만,
경영은 설득의 과정이라는 말이 체감적으로 다시 한번 느껴졌다.

마지막에 가서는 경영진의 조금은 의심스러운 눈초리와 굼떠 보이는 지원에
물 없는 고구마를 먹은 것처럼 답답하기도 했으나,
회사가 거의 기울어진 것이 확실시되던 시기였으니, 
보통의 사람이었으면 제정신을 유지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경영진의 행동이 이해가 됐다.

결국 화려하게 성공한 배틀그라운드로 그해 게임 세계 매출 1위를 찍고
모든 기업의 재무적 어려움이 해결됐다.
개발할 때는 그렇게 비관적이고 못 미더워했던 경영진이
결과에 인사평가 S를 주고 찬사를 하는 장면에서는 쓴 미소가 나왔다.
하지만 이것 역시 이해는 갔다. 
오히려 그로기 상태로 이끌어온 정신력에 찬사를 보내야 하는 건가?
혼란스러웠다.

페이지가 상당해서 세세한 부분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나 실제 서로 주고받았던 많은 분량의 메일을 공개했는데,
더욱 몰입감을 느끼게 해 줘서 좋았던 것 같다.

기분 좋은 경영서라기보다는,
현실은 냉혹하고 이렇게나 어렵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10년의 고난의 세월이 이렇게 기록돼있다.

마지막으로 
이런 압박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쉽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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